연서's Story

2012.08.13(39w) - 단이의 탄생~~

SUN sun sun.. 2012. 9. 2. 19:00

가진통에 낚인 예비맘들의 카페글에 내가 낚인 것일까?

5분 간격의 진통 중간중간에 끼워져있는 7분, 10분짜리의 진통은 무엇인가?

딱딱 정확하게 1~2분 이상의 진통이 있어야 한다는 경험자들의 얘기에 난 초보의 티를 내고 싶지 않았던 것일까?

어제 오후부터 시작되는 진통에 진통어플만 열심히 붙잡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처량한 듯^^

아마 오빠만 지방출장이 잡혀있지 않다면 큰 문제는 안되겠지만..

평소 출근시간보다도 일찍 집에서 출발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수원집으로 가는 것이 좋을지.. 내일 오전 언니가 올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지.. 잘 판단이 되지 않았다.

 

버티고버티다가 새벽에 안되겠다 싶어서 오빠하고 1시쯤 수원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목에 병원에 들려 이게 진진통인지 가진통인지 확인하고 사태를 정확히 판단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비가오는 새벽길 운전이라 그게 제일 걱정이지..

여튼 가진통에 낚이지 않으려고 열심히 버텼는데.. 지금의 상태가 어떤지가 제일 궁금^^

 

새벽의 빗길 운전이라 45분정도 걸려 병원에 도착했다..

잠깐 진통이 멈춘 듯 싶어.. 별 문제 없이 차에서 내려 분만실로 향했는데..

이런이런.. 내진 후 자궁문이 3~4cm정도 열렸다고 30~40%정도 진행된 것이라고 하면서 急입원 결정~

설마 했는데.. 역시 진통은 누구의 얘기를 믿을 것도 아니라는 것~

다행스럽게 양수는 터지지 않았다는...

 

다만, 출장중 이용하는 차키를 가지고 주말에 집에 온 오빠때문에 난감할 따름..

이런 상태라면 오늘 출산을 하니까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하는데.. 차키는 어째야할지..

일단 출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 출장일행의 아파트 우편함에 넣고 오는 것으로 결정~

하지만.. 병원은 수원이고.. 동료의 집은 서울이고.. 집주소는 우리집인 잠원동에 있으니..

이건 뭐 완전 삼각점을 찍고 와야 하는 상황이네..

오빠를 보내고 엄마가 대신 자리를 지켰다.

보호자는 1명씩만 들어올 수 있으니까 공동분만실을 지킬 수 있는 보호자를 엄마가 대신한 것이다.

오늘따라 분만대기실에 산모는 한명도 없었다는... 그래서 간호사가 나만 신경써줄 수 있다는 장점이..

가족분만실을 써야할지는 조금 고민해야하는 부분이라서...

아무리 가족분만실이라고 하더라도 보호자는 3명까지, 진통시간은 8시간 이내로 해야한다고 하니..

나의 진통진행속도가 어떨지 모르니까.. 섣불이 하겠다고 말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우선 지금은 분만실 독점~~

 

다만, 새벽에 입원을 한 것이라서.. 병실 입원료가 50% 가산된다고 했다.

1인실의 병실 50% 가 가산되니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호사는 병실을 지금부터 쓸 수 잇으니까 병실에 있다가 진통이 심해지면 내려와도 된다고 했지만..

헐~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일단 다인실은 병실료가 없으니 다인실에 입원했다가 6시 이후에 바로 1인실로 변경하면 추가료가 없으니.. 그렇게 하기로 결정~

오빠는 무조건 네네~ 하고 있었지만.. 그런 소리가 들린 것을 보면 난 아직 덜 아픈 것인가??ㅋ~

 

일단 4cm이상 열리면 무통을 맞을 수 있다고 했는데..

보호자가 오빠로 등록되어 있어서 아무리 엄마가 보호자를 대신한다고 하더라도 무통을 맞을 수 없다고 했다.

오빠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진통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는..ㅋ~

결국 버티고버티다 안되겠는지 간호사의 독촉으로 보호자의 사인을 나중에 받기로 하고 시술을 먼저하게되었다.

이른 시간에 마취과 쌤을 불렀다고 투덜거리면 내려온 의사쌤이 뭔가 실수를 했는지.. 두번찔러서 무통을 성공했다는..

잘못 찌른 자리가 너무 아팠다는..

 

무통을 마치려는데 오빠가 드디에 나타났다..

어차피 엄마와 함께 분만실에 있지 못하니까 엄마는 집으로 보내드리고.. 오빠가 옆을 지켰다.

 

4cm의 자궁문이 열릴때까지 진통을 몸으로 느끼고 온 것도 대단하다고 칭찬받았는데..

점점 통증이 허리로 오기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우선 관장을 하고 분만을 준비했는데... 이틀전 폭풍설사때문인지 별로 나오는 것이 없었다는...ㅋ~

나의 진통의 문제점은 허리로 오는 진통과 단이가 역아는 아니지만 척추를 보고 있지 않고 내 배를 보고 있다는 점..

자궁문은 열리고 있는데 아가가 내려오고 있지 않아서 아가를 내려오게 해야하는데.. 이 통증이 만만치 않다는..

이건 무통으로도 해결이 안되는 듯 싶었다.

무통을 맞으면 무통의 천국으로 들어선다고 했는데.. 나는 전혀 통증의 경감이 없었다는..

 

 

지금 아가의 자세를 보면.. 태동때부터 조짐이 있었던 것 같다..

단이의 태동의 대부분은 배꼽 근처에 있었는데...

배꼽 왼쪽으로 불룩 튀어 나온 부분이 있었는데.. 조금 큰 덩어리로 느껴지는 것을 보아 엉덩이 쪽이라고 짐작했고..

배꼽의 높이에서 오른쪽 허리쪽으로 손이나 바리 같은 작은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이었다.

항상 태동을 느낄 때 허리쪽으로 배가 찢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통증이 지금 진통시에 주기적으로 온다는.. 이 통증이 무통을 안맞으면 더 심했을까??

여튼 무통천국은 맛보지 못했다.

 

그렇게 2시에 입원을 해서 점차 자궁문은 열리고 있는데.. 전혀 아가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배가 남산만한 임산부를 교묘한 엎드린 자세를 취해서 아가가 내려올 길을 만들어보려는 노력도 무산되었고..

자유진통실에서 운동을 통해 아가가 자리를 잘 잡도록 했었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서 운동도 포기했고..

결국 그냥 분만대를 독점했다는...

이런 상태로 계속 간다면 제왕절개를 해야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에..

어떻게든 아가가 내려오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는데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촉진제를 통해 아가가 내려오도록 해보고 안되면 제왕절개를 하도록 하자는 얘기를 들었다.

일단 6시가 되자마다 병실을 1인실로 옮기고 7시쯤 넘어서 촉진에를 링거를 통해 맞고..

다행스럽게 단이가 내려와줘서 자유분만 시도~

이 통증은 아무도 모른다.. 나보고 순산했다고 하는데..

전날부터 가진통인줄 알고 참았던 시간부터 아가의 자세를 바로 잡기 위한 통증을 더하면..

난산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쉽게 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정도 머리가 보인 후 분만실도 들어가야하는데..

당직쌤이 아가를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은 없이 단이는 9시 18분에 3.28kg으로 출생~

담당쌤인 함금호 원장이 9시 전에 인사를 하면서 조금 있다가 분만실에 보자하더니..

바로 분만실로 직행해서 단이는 태어났다.

 

<단이의 사생활이 있으니.. 중요한 부분은 보호해줘야겠어^^ 참고로 여자라는..>

 

혼자서 힘을 주는 것이 잘 안되어서 결국 간호사가 배를 꾹꾹 눌러 출산을 했더니..

나중에 배앓이가 심했다는.. 아랫배는 자궁수축으로 아프다고 하지만 윗배는 결국 간호사의 푸시때문이라고..

이 때문에 진통제를 맞았으니.. 일반적인 통증 저리가라라는.. 멍만 겉으로 안들었을 뿐이지..

샤워를 할때마다 배를 만지면 멍든 살을 만지는 느낌이니.. 아파~ 많이 아파~

 

오빠가 탯줄을 자르고.. 아가가 나온 후 캥거루 케어를 하는 시간이 주어진다.

오랜 시간은 아니라고 하지만.. 생각보다 길었다는..

회음부를 꿰매는 동안 계속해서 아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노래도 불러주고.. 젖도 물려주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았다.

오빠는 아래에서는 열심히 수술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태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냐고 하지만..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나 많이 들어왔기에 일단 단이한테 집중.. 또 집중~ 

 

제대혈은 많이 뽑아 달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길래.. 부탁드렸는데..

넉넉하다면서 걱정마라고 했다..

그냥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뽑으면서 의사쌤이 한마디 거든다..

진짜 너무 많은데?? ㅋ~

 

보령제대혈은 3억개 이상이면 보관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단이의 제대혈은 수거에 문제가 있어 하루동안 더 우리가 병실에서 보관하고 있었는데도 9억개의 세포수가 있었다고 연락받았다.

양이 많긴 많았나봐^^

 

남들은 엄청나게 감격의 순간이라고 했는데..

난.. 그냥 어색하지 않은 시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단이를 처음 봤을 때도 그냐 색다르지 않고 매일 보던 모습 같았으니..

다만, 진통의 시간은 다시 되돌리고 싶지 않았다는...

 

분만실에서 간호사쌤들이 난리다^^

단이가 두눈을 번쩍 뜨고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는데.. 아가가 눈을 뜨고 있다면서...

웃는 상이라고 자꾸 웃는다면서^^

태교도 잘 못해줬는데.. 이렇게 건강하게 잘 나와줘서 너무 감사^^

 

<순간포착이 잘 안되었는데.. 눈을 크게 뜨면 눈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는데.. 작게 뜨면 눈꼬리가 하회탈이 되어 버린다는..>

 

  글구.. 울기 시작하는 찰라에 상태를 보면 몽고주름이 깊어서 그런지 진짜 반달눈이 되어 울기 시작한다는..

  요거 나중에 올려주겠어

 

앞으로 전쟁의 시작이라고 하던데..

다시 뱃속으로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를 바랄뿐~

단아 만나서 반가워~